어린 시절 엄마 옆에서 자투리 천으로 혼자 인형 옷을 만들며 놀던 여자아이. 결혼해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옷을 만든다.

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그녀를 ‘조이님’이라 부르며 옷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진 바느질 마니아들을 위해. 누적 조회 수 3백만 건, 하루 방문자 수가 3천명을 헤아리는 바느질 대표 사이트 ‘만드는 즐거움’의 운영자이자 베스트셀러 《누가 만들어도 참 쉬운 옷 소품 DIY》의 저자 배효숙(40). 이메일로 그녀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.

1. 바느질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?

아이가 7개월이 되었을 무렵 처음 바느질을 시작했어요. 그 당시에 아기 엄마들 사이에서 꽤 인기가 있던 유아복 브랜드가 있었는데요, 가격이 만만치 않았어요. 큰 맘 먹고 한 벌 사줄까··· 고민 고민하다가 문득 ‘이거 내가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?’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. 그래서 그 브랜드 카탈로그를 어렵게 구해서 그걸 보고 그대로 만든 거죠. 반신반의했는데 의외로 잘 만들어져서 그 길로 재봉틀을 사고 지금까지 계속 바느질을 하게 되었네요.

2. 만든 옷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?

아무래도 처음 만든 아이 바지가 아닐까요? 제 흰 티셔츠를 잘라서 만든 고무줄바지였는데 무릎에 '구피'그림을 섬유용 물감으로 그려 넣은 것이었어요. 그 옷은 제 옷장 속에 고이 잘 간직하고 있답니다.

3. 그냥 사 입으면 편할텐데 굳이 힘들게 만든다는 시선도 있을 것 같아요. 솔직히 후회한 적은 없으신가요?

글쎄요···옷을 만드는 분들의 공통된 경험일텐데요. 요즘 싼 옷이 굉장히 많잖아요. 원단 값도 안되겠다 싶은 옷의 가격들을 접할 때면 기운이 빠진달까··· 그런 느낌이 들긴 해요. 하지만 그 것보다는 내가 만든 옷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기쁨이 너무 크니까···벌써 오래 전 일이 되어 버렸지만 바느질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남편 셔츠를 만들었던 적이 있답니다. 지금 생각하면 아까운 원단을 망쳐버린, 바느질은 삐뚤삐뚤하고 단추 위치는 하나도 맞지 않고 칼라도 삐딱한 참 우스꽝스런 옷이었지만 그 옷을 입어보며 아이처럼 좋아하던 남편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어요.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나만의 기쁨이 있기 때문에 힘들어도 이 일을 계속 하나 봐요.

4. 이번 책에 저자만이 알 수 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단 소문(?)을 들었어요. 혹시 공개할 수 있나요?

책을 만들면서 조금 장난이랄까 그런 걸 한 게 있는데요. 일러스트를 그리면서 완성 컷에 팬레터를 쓰는 마음으로 제가 좋아하는 배우인 키무라 타쿠야의 이니셜 'T'를 그려 넣었답니다. 그걸 그리면서 '아… 내가 오랫동안 바느질을 해오고 책을 만들게 된 보람이 있구나' 는 생각을 했어요.

5.독자 서평을 보면 여전히 옷 만들기가 두렵다는 이야기들이 꽤 있는 것 같아요. 그런 분들에게 옷 만들기 선배로서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?

‘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?’ 처음부터 지레 겁먹지 말고 즐기는 마음으로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. 쉬운 것부터 하나씩 만들어 보면 결코 어렵지 않고 너무나 많은 매력을 알아 갈 수 있는 게 바로 옷 만들기랍니다.

《내 손으로 만드는 명품 아이옷 DIY》《누구나 갖고 싶은 패브릭 소품 DIY》에 이어 이번이 나온 《누가 만들어도 참 쉬운 옷 소품 DIY》까지 세 권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린 배효숙.
그녀는 냉장고를 열고 ‘오늘은 뭘 또 해먹지?’하며 남은 찬거리를 뒤적거려 후다닥 차려내는 밥상이 아니라 좋은 콩을 준비하여 메주를 만들어 말리고 닦고, 그렇게 해서 1~2년 해를 묵힐수록 진한 맛을 더하는 우리네 음식 같은 옷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. 그녀의 책이 옷 만들기 책임에도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.

- 《내 손으로 만드는 명품 아이옷 DIY》 상세보기

  기사입력: 2008-01-10 15:01